최근 발표된 미국 부동산 관련 주요 지표들이 시장 침체를 암시하고 있다.
다우존스 인덱스가 최근 발표한 미 20개 대도시 기준 4월의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를 보면 전년동기 대비 3.4%상승하며 다우 존스 측의 자체 전망치 4.1%는 물론 지난해 4월 상승폭 4%도 밑돌았다. 이로써 미국의 20개 주요 대도시의 주택 가격 상승폭은 지난해 2월 7.5%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하락세다.
시장의 기대와 달리 모기지 금리가 7%대에 육박하면서 바이어들이 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고 그에 따라 재고는 증가하고 있다.
미 연방주택금융청(FHFA)이 국책 모기지 업체 패니메와 프레디맥의 자료를 바탕으로 개인주택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지표( 4월 기준) 역시 434.9로 전월 대비 0.4% 하락했다.
이 지수가 하락한 것은 지난 2022년 8월 이후 무려 2년8개월 만으로 시장 예상치(0.1%상승)를 무려 0.5%포인트나 밑돌았다. 전년동기 대비로는 3%올랐는데 이 또한 상승폭 기준으로 2023년 5월 이후 최저치다.
가격 상승폭이 꺾이면서 주택 거래도 감소세다.
미국 주택 거래의 약 9할을 차지하는 기존주택 거래 건수가 403만채(5월 기준, 연중 조정치 적용)에 그치면서 전년동기 대비 0.7%감소했다. 재고물량은 154만채로 전월 및 전년동기 대비 각각 6.2%와 20.3%나 늘었다.
5월 신규주택 판매도 7개월래 최저치다.
5월 미국의 신규주택 판매건수는 62만3000채(연중 조정치 적용)로 전월 대비13.7%(전년동기 대비6.3%)감소하며7개월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로이터 통신 등 전문가 예상치69만3000채를 약7만채나 밑돈 수치로 감소폭만을 기준으로 할 경우 3년래 최고치다.
부동산 경제학자들은 “재고물량(신규 공급 포함)이 늘고 있지만 공급은 부족한 아이러니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는 높아질 만큼 높아진 주택 가격과 금리 상승에 실제 바이어들이 살 수 있는 주택은 극히 부족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라며 “여기에 팬데믹 기간 동안 가격이 폭등한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그리고 텍사스 등은 가격 하락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데 이 경우 바이어들은 더욱 위축되기 마련이다. 현 주택 시장은 자금력이 풍부하지 않은 바이어는 물론 셀러들에게도 위험성이 너무 높아진 상태”라고 지적했다.
미 주요 대도시의 주택 가격 상승률과 거래가 둔화되면서 주택 건설업계의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6월 주택시장지수(HMI)도 지난 2022년 12월 이후 최저치까지 하락했다.
연방상무부는 최근 올해 6월의 주택시장지수가 32를 기록하면서 2022년 12월 이후 최저수준까지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 36을 4포인트나 밑돈 수치다.
주택 시장 지수를 세분하면 현 거래 지표가 35로 2012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고 6개월 후 거래 전망도 40에 그쳐 전월 대비 2포인트 하락했다. 이어 잠재적 바이어의 유입 상황을 의미하는 지표 또한 21로 직전월 대비 2포인트 떨어졌다.
주택 시장의 주요 지표가 악화되면서 건설업체들은 재고 매물 최소화를 위해 인센티브를 늘리고 있다.
실제 지난달 기준 가격을 인하한 업체의 비율은 37%로 2022년 이후 최대였고 가격 인하를 포함한 각종 인센티브를 제시한 업체의 비율도 62%를 기록했다.
건설업체 관계자들은 “각종 인센티브를 제시하며 고객들을 이끌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모기지 금리에 물가 인상 그리고 경기 침체 전망 등이 잠재적 바이어들을 위축시키고 있다”라며 “관세 전쟁에 따른 자재비용 증가와 임금 상승에 신규 개발이 어려워진 만큼 재고 물량을 최대한 빨리 처분한 후 시장 상황을 지켜볼 계획이다”고 전했다.
뉴저지 부동산 Richard 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