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에 사진·영상 올리고 낮은 가격으로 유혹
최근 지속적인 렌트 상승으로 임대난이 심해진 틈을 타 한인 대상 온라인 부동산 사기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기범들은 팬데믹 이후 ‘뉴노멀’이 된 온라인 거래 트렌드를 이용한다. 부동산 사이트에 매력적인 조건의 매물을 올리고 문의가 오면 준비해 둔 사진과 영상을 전송한다. 코로나로 온라인 거래가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집을 직접 보지 않고도 구체적인 온라인 정보와 낮은 가격에 매혹되고, 사기범들은 임대난에 집을 구하지 못할까 불안해진 심리를 이용한다. 이때 소비자가 사기범의 개인 정보 등을 요청하면 “원하는 사람 많으니 못 믿겠으면 하지 말라”는 등 불편한 상황을 연출해 빠른 입금을 유도한다. 사기범들은 주로 가상 카톡 계정으로 대화하고 계좌 추적을 못하도록 타인의 계좌를 이용하기 때문에 신고해도 돈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전국 규모 부동산 중개업체 ‘컴패스’의 한인 리얼터 레이 유씨는 “좋은 집이 시세보다 낮으면 ‘믿고 싶다’는 심리 때문에 급하게 계약하려고 한다. 입금 후 연락이 끊기거나 막상 가보면 해당 유닛에 다른 사람이 살고 있는 등 사기 사례를 최근 너무 많이 봤다”며 “매물 비디오를 구하기 위해 고객인 척 브로커에게 접근하는 사기범도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렇듯 올여름 유독 집을 구하기 어려운 원인은 ‘지나치게 높은 수요와 부족한 공급’ 때문이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 주택 부족 추적기에 따르면, 뉴욕과 뉴저지주는 2023년 4월 기준 전국 주택 부족 5단계 중 가장 상위 단계인 ‘높은 주택 부족’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뉴욕에 처음 오는 경우, 최소 3주 동안 숙박업소에서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지금 같은 성수기에는 2주 숙박비가 한 달 렌트를 상회하는 경우가 많아 이중고를 겪게 된다”고 전했다. 팬데믹 때 타주로 이동했던 뉴요커들이 돌아왔고, 자국으로 돌아갔던 유학생들과 5월 졸업 후 뉴욕에 직장을 얻은 전국 대학 졸업생들까지 겹쳐 수요가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뉴욕주중개인협회(NYSAR)는 뉴욕주 주택 재고가 43개월 연속 감소 중이라는 통계를 내놨다. 업계에서는 “이전에는 기존 뉴요커들이 프로모션을 제공하는 신축 아파트로 이동하고, 뉴욕에 신규 입성한 사람들이 기존 아파트로 들어갔다. 하지만 팬데믹 때 건설이 중단돼 완공된 신축 건물이 거의 없으니 기존 뉴요커들의 98%는 계약을 연장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온라인 사기 피해를 막기 위해 유 리얼터는 “집을 구할 때 ▶적어도 실시간 화상 채팅으로 매물을 보여달라고 하고 ▶개인 간의 계약 시에도 신분을 확인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계약서를 작성해야 하며 ▶매력적인 조건의 매물이 리스팅에 오랜 기간 있는 경우 의심해 봐야 하고 ▶브로커 선정 시에는 회사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프로필과 경력을 확인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