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세입자 절반은 수입의 30% 이상을 렌트비로 지출

미국의 세입자 2160 만가구가 전체 수입의 30% 이상을 렌트비로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버드 대학이 최근 발표한 연구 자료(State of national housing 2023)에 따르면 미국내 세입자 4390민 가구 중 절반 가까이 되는 2160만가구는 연 소득의 30~50% 이상을 렌트비로 지출하고 있었다. 이는 28~30%를 최대치로 보는 미 정부 및 금융기관의 기준선을 크게 상회하는 것이다.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이 높아지는 가장 큰 이유는 이른바 럭셔리 렌트 매물의 급증 때문이다.

럭셔리 렌트 매물(클래스 A 빌딩)의 비율은 지난 20년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현재 전체 렌트 유닛의 절반을 넘긴 51%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00년 당시 34%에 비해 무려 17%포인트나 증가한 수치다.

반면 낮은 임대료룔 뜻하는 클래스 B와 C 건물은 같은 기간 점유율 66%에서 49%로 17%포인트나 급감했다. 이는 건설업체들이 럭셔리 매물 신축에 치중하면서 자연스럽게 임대료가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낮은 공실률 역시 렌트비 부담의 원인 중 하나다.

미 부동산 경제학자들은 “렌트 시장의 이상적 공실률은 7~8% 선”이라며 “공실률이 이보다 낮아지면 렌트비가 오르게 되는데 최소 오는 2025년까지는 4.5~5%대의 공실률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렌트 업체 관계자들도 “공실률 3~4%는 퇴거와 입주 기간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사실상 완전 임대로 보는 수치인데 현재 수년간 이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라며 “여기에 새롭게 공급되는 매물의 절대 다수가 클래스 A 빌딩이다보니 렌트비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높은 렌트비 부담은 주택 거래에도 큰 영향을 준다.

임대와 거래의 선순환이 이뤄지려면 ▶주택을 구입하는 임대인이 늘고 이 빈틈을 새롭게 사회에 유입되는 청년층이 메운 후 ▶기존 주택 소유주들은 더 큰집으로 옮겨가야 한다.

하지만 렌트비 부담이 높아지면 ▶주택 가격까지 올라 세입자의 주택 거래가 줄어들게 되고 ▶잠재적 바이어의 대다수는 높은 렌트비를 내는 클래스 A 빌딩에 계속 머물게 된다.

클래스 A 빌딩 매물 부족은 클래스 A 빌딩 신축으로 이어지고 ▶결국 낮은 임대료의 건물이 감소해 중저소득층의 주택난을 가중시키게 된다.

건설업체들은 “럭셔리 매물에 치중하는 것은 단순히 수요 문제만이 아니다”라며 “일단 대지 구매부터 인건비, 자재비용, 그리고 융자 비용 등 모든 것이 올랐고 여기서 수익을 내려면 비싼 집 또는 높은 임대료의 건물을 지어서 수지타산을 맞춰야 한다”라고 설명했다.